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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필요한 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조회수 : 8928 2018.02.13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밀렵 혐의로 체포된 태국 건설계의 대부 (사진 방콕 포스트)

연초부터 태국 최 고위 지도층들의 형편없는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권의 핵심권력자, 스포츠계, 경제계의 거물들이 `본받지 못할’ 행동으로 연일 언론을 달구고 있다.

태국 정권의 제 2인자인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 겸 국무총리. 그의 `명품 시계 스캔들’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공식행사마다 차고 나온 수천 만~수억 원 대의 시계가 25개. 시계 가격을 모두 합치면 수십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가시계 어느 하나도 공직자 재산신고 품목에 넣지 않았다. 쁘라윗 총리는 `시계는 친구가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조사한 반부패위원회도 `남으로부터 빌린 시계는 신고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맞장구를 치자 국민여론이 이만저만 악화된 게 아니다. 대졸 첫 급여가 50만원이 될까 말까한 나라. 쿠데타로 집권한 부총리가 행사마다 자기 것이든 남이 것이든 수억 원짜리 시계와 보석을 바꿔 차고 나온다는 것은 누가 봐도 배울 게 없다. 더욱이 지난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현 군부위주 정권은 과거 탁신 정권과 잉락 정권 등의 부패 척결을 모토로 삼았다. 국방부장관이며, 현 총리를 비롯해 태국 주요군인사들의 `큰 형’으로 불리는 쁘라윗 부총리의 시계스캔들은 현 정권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지난 6일엔 경찰청장 출신의 축구협회장이 방콕의 성매매 업소 주인과 무려 100억 원(3억 바트)이 넘는 돈거래를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솜욧 뿐빤모웅 회장인데, 이 사람은 현 정권 초기 경찰청장을 지낸 인물이다.  방콕 `빅토리아 시크릿’은 마사지업체라고 스스로는 우기지만 어지간한 사람이면 다 아는 성매매업소다.  이곳은 성매매 외에도 미성년자 고용 및 인신매매 협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 및 고위직들이 대거 무료 성매매를 받거나 금전을 받은 혐의로 조사 중이다. 솜욧 회장은 마사지 업소 사장과 친구로 돈을 빌리고 받는 사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빌린 돈’인지 아무도 안 믿는다. 태국은 궁하면 다 `빌렸다’고 하나 보다. 태국에서의 성매매는 한국처럼 엄연한 불법. 이런 성매매업소와 경찰의 결탁설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7일 아침엔 태국 건설계의 대부가 국립공원 야생동물 보호시설에서 밀렵을 하다 체포됐다. 쁘렘차이 카나수타 ITD 대표다. ITD란 회사는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을 비롯해 방콕시내 BTS, 고속도로 등 태국의 수많은 랜드마크와 주요 시설물을 공사한 곳이다. 태국 언론들은 쁘렘차이 대표를 `성공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Born to Succeed)’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태국 재계의 성공한 인사이며 정재계에 영향력이 큰 거물이다. 칸짜나부리 인근의 야생동물국립공원에서 2박3일 캠핑하며 사슴, 표범 등을 사냥해 가죽을 벗겼다.  캠핑 현장에서 체포돼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으로 사진 찍혔는데 앞에는 총과 수많은 탄환이 놓여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고 있다.  

과거에나 현재나 건강한 나라와 사회를 만드는 것은 사회 고위층의 도덕성과 희생의 본(本)이 그 비결이었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와 희생을 말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다.  이것은 초기 로마가 고대세계를 제패한 원동력이 되었고, 서구 선진사회를 지탱하는 힘이었다.  6.25 전쟁 때 미군 장성의 아들 142명이 참가해 35명이 전사하거나 부상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본보기로 언급된다. `우리 속담에도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다.  한국이나 태국이나 고위층은 특히 공직이란 옷을 입는 순간 정직하고 가난을 감수해야 한다. 본받을 것이 없는,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실종된 곳의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