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카지노 법안, 내각 통과했지만 국민 반대 여론 거세… 정치위기로 현실화 난항
태국 내각이 지난 6월 중순, 복합 엔터테인먼트 단지 내 카지노 운영을 허용하는 법안 초안을 승인했지만, 국민 여론과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법제화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법안은 호텔, 쇼핑몰, 컨벤션센터, 공연장과 함께 카지노를 포함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단지를 민간 자본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불법 도박 억제 및 외화 수익 창출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은 부정적이다.
태국 개발행정연구원(NIDA)이 6월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1,3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7%가 카지노 허용 계획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찬성 의견은 24.1%에 그쳤고, 복합단지 수익 창출 차원의 찬성은 8%에 불과했다.
특히 반대 응답자 가운데 84.1%는 민간투자 유치 및 연간 수천억 바트 수익이 예상되더라도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정부가 자금세탁 방지나 입장 제한 강화 등의 보완책을 내세워도 81.5%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여론이 부정적인 가운데, 정치권의 불안정성도 법안 추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페통탄 친나왓 총리와 훈센 캄보디아 상원의장 간의 비공식 통화 내용이 유출되며 정국이 혼란에 빠졌고, 이에 연립정부의 핵심 축인 품짜이타이당이 연정 이탈을 선언, 사실상 정부 붕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총리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일부 상원의원들과 시민단체는 사퇴나 국회 해산을 요구하는 등 정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카지노 관련 법안은 당분간 국회 심의조차 불투명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총리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도박 산업을 합법화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사실상 추진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