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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불교계, 역대급 성추문 스캔들로 파장지속

조회수 : 3341 2025.07.18

https://blog.naver.com/leekiza/223937400018  

태국 불교계가 전례 없는 대형 스캔들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전국 유명 사찰의 주지 스님과 고위 승려 10명 이상이 한 여성과 얽힌 성추문 사건으로 잇따라 환속하고 있으며, 금전 거래와 관련한 경찰 수사까지 이어지면서 파장이 끝없이 확산 중이다.

일부 언론은 이번 사건을 “영화 작가도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로 묘사하고 있으며, 여성 한 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충격적인 서사는 많은 불자들에게 심리적 충격을 주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태국 사회 전반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뉴스와 SNS는 물론, 가족과 지인 간의 대화에서도 이 사건이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으며, 많은 국민들이 충격을 가라앉히기 어려워하는 모습이다.

급기야 마하 와치랄롱꼰(라마 10세) 국왕은 국민 정서 악화를 우려해 7월 14일, 총 81명의 승려에게 부여했던 왕실 임명 및 법호를 전격 철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태국은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전체 인구의 약 93~94%가 불교를 신앙할 정도로 불교가 사실상 국교 수준의 위상을 지니고 있다. 불교는 단순한 종교를 넘어, 태국인의 정신과 일상, 교육, 정치, 심지어 왕실까지 포괄하는 근본 가치 체계로 작용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고위 승려들이 한 여성과 무더기로 얽힌 성추문 스캔들이 발생하자, 태국인들은 그야말로 충격과 혼란에 빠져 있다.

 

 

사건은 불과 열흘 전인 7월 초, '시까 꼬르(또는 시까 골프)'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한 여성을 둘러싼 단순한 사찰 부정부패 수사에서 시작됐다.

‘시까’는 태국어로 여성 신도를 뜻한다. 그러나 해당 여성의 자택에서 압수된 휴대전화 5대에서 고위 승려들과의 부적절한 행위가 담긴 사진과 영상 8만여 건이 발견되며,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영상 속 승려들은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하나둘씩 스캔들을 인정하고 자진 환속하고 있다.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승복을 벗은 이는 방콕에서 약 2시간 거리인 사라부리 왓 프라붓타차이의 주지였다. 그는 시까 꼬르와의 연애 사실을 처음으로 털어놓으며, “결혼을 위해 환속을 고민한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까 꼬르가 여러 승려들과 관계를 맺고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된 후 충격을 받아 스스로 진실을 밝히려던 찰나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고 해명했다. (출처: 방콕포스트 7월 11일 보도)

 


 

태국에서 사찰 주지는 종교적 권위뿐 아니라 지역사회 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다.

장례, 결혼, 축제 등 각종 종교·문화 행사에 중심적으로 참여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지방 공무원이나 경찰서장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사라부리 사원의 주지는 60대로 추정되며, 30년 이상 승려 생활을 하며 지역 사회에서 신망을 받아온 인물로 알려져 있어 이번 사건이 주는 충격은 더 크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흰 옷으로 갈아입고 “누구도 원망하지 않겠다”는 말을 남겼고, 이를 지켜본 동료 승려들과 수사관들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 그를 바라봤다.

시까 꼬르는 2019년 페이스북을 통해 주지와 접촉한 후 약 1년 뒤 개인적인 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사찰용 도요타 알파드 차량을 제공받기도 했으며, 당시에는 기도에 열심이고 헌신적인 신도로 보였지만, 이후 금전 요구가 잦아졌고 다른 승려들과의 관계 사실까지 알게 되며 주지는 심리적으로 무너졌다고 털어놨다.

 

 

시까 꼬르는 13세, 10세, 6세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승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라부리 주지가 환속한 며칠 뒤인 7월 14일, 태국 경찰은 방콕 인근 논타부리 자택에서 시까 꼬르를 체포했다. 본명은 윌라완 엠사와트(윌라완 เอ็มสวัส, 35세)로 확인됐다.

슬리퍼 차림에 검은색 복장과 마스크를 착용한 그녀는 순순히 체포에 응했으며, 경찰은 돈세탁과 장물 취득 혐의 등을 적용했다.

같은 날 아유타야의 또 다른 사찰 주지도 동료 승려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승복을 벗고 흰 옷으로 갈아입으며 무릎을 꿇고 환속했다. 현장에는 수사관들도 함께 있었다.

태국 경찰청 부패방지국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시까 꼬르의 은행 계좌로 총 3억 8,500만 바트(약 161억 원)가 송금됐으며, 대부분 도박 웹사이트에서 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개별 베팅 금액은 2천만 원을 넘는 경우도 있었고, 현재 그녀의 통장 잔고는 약 33만 원에 불과하다.

시까 꼬르는 일부 승려에게 자녀가 있다며 매달 126만 원씩, 20년간의 양육비를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그녀가 최소 9명의 승려들과 성관계를 가졌으며, 이 중 8명이 스스로 환속했다고 밝혔다. 다만 드러나지 않은 승려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시까 꼬르는 페이스북, 라인 메신저, 전화 등을 통해 승려들과 접촉했으며, 처음에는 공양금을 제공하거나 기도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신뢰를 얻은 뒤 사적인 만남과 동거 수준의 관계로 발전시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고위 승려들의 비위가 연달아 드러나면서, 태국 불교계 내부에서는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태국의 불교는 상좌부 불교로, ‘원로 승려들의 교단’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초기 부처의 가르침을 가장 보수적으로 계승해온 교파로 평가받는다.

한편 한국의 불교는 대승불교에 뿌리를 두고 있어, 개인의 해탈보다는 모든 중생을 함께 구제하는 '보살행'에 중점을 두는 차이가 있다.

한국의 경우 불교는 정치 권력과 거리를 두고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반면, 태국에서는 국가와 불교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사찰 주지 임명, 승려 등급 부여, 교육과 복지 제도까지 모두 국가 승인 하에 운영된다.

태국의 승가법은 1962년 제정된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돼 왔으며, 시대 변화에 맞춘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부처의 시대에는 승가가 평등한 공동체였고, 위계도 세습도 없었다. 스승은 제자가 수행을 갖출 때까지 인도했으나, 지금의 태국 승가는 위계적이고 봉건적이며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지도자들은 계율을 무시하고, 수행 교육도 없으며, 오직 복종만이 존재한다. 내부 고발은 용납되지 않고, 문제 제기 시 곧바로 고립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승려는 급여를 받는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범죄 혐의가 있을 경우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태국 국가불교청은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조직 개편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교계를 다시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도덕적 타락의 근본 원인을 직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봉건적 구조를 해체하고, 수행 중심의 교육 체계로 개혁하지 않는 한 이번 스캔들은 일회성 사건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며, 승가 전체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