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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젠 태국 식으로 만들고 본다!

조회수 : 11049 2017.09.20

*능티다 소폰(한국풀로케 태국영화 `권문호'의 여주인공). `오 나의 귀신님'의 태국버전 여주인공.

태국에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붐이 불고 있다.
한국에서 히트했던 드라마나 태국 정서에 부합할 것 같은 한국 드라마를 태국 톱스타를 앞세워 태국 연출이 태국 스타일로 제작하는 것이다.
태국 지상파 중 채널7과 함께 가장 큰 영향력이 있는 채널3은 최근 김수현 전지현 주연의 `별에서 온 그대’의 태국 판 제작을 발표했다.  인기스타 나덱 쿠지미야와 매트 뻐라니를 남녀 주인공으로 확정 발표했다.  방송시기와 촬영지에 대해선 아직 언급이 없지만 간판스타를 내세워 태국 안방민심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대장금’ `허준’ 등 한국 사극을 가장 먼저 방송하며 태국 한류의 전성기를 마련한 채널3의 한국드라마 리메이크는 이번이 처음이다. 채널 3은 올해 방송한 부산- 경남 배경 태국 드라마 `아내’ 등 처럼 이젠 단순 한국드라마의 수입에서 벗어나 한국로케, 리메이크 등으로 한국과 한국드라마에 대한 관심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태국판 `별에온 그대'의 남자 주인공 나덱
 
*태국판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맡았던 여주공을 맡은 매트 뻐라니

태국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사 그래미가 운영하는 채널 ONE은 2014년 MBC 수목드라마로 방송됐던 `운명처럼 널 사랑해'를 리메이크해 9월 4일 오후 8시30분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장혁 장나라가 주인공을 맡았던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평균 10%의 시청률을 보이며 선전한 드라마다.  한국드라마 자체가 대만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것이다. 태국판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촬영장소는 태국과 뉴욕이고, 태국 인기 배우 비더 스타와 이스터 수프리리라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채널 ONE은 디지털 방송이지만 엔터테인먼트사의 공룡이란 평가를 받는 그래미의 무지막대한 홍보지원을 받고 있다.

*태국판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여주인공 이스터

 *태국판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남자 주인공 비더스타

케이블채널 트루4U에서 최근 리메이크를 발표한 ‘오 나의 귀신님’도 엄청난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다. 이 `오 나의 귀신님’은 2015년 7~8월 tvN에서 방송한 16부작 금토드라마.  음탕한 처녀귀신 이야기로 조정석과 박보영이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태국인들이 좋아하는 코믹 귀신은 단연 먹히는 이야기다.  1천개 남짓한 태국 스크린 수 등으로 미뤄볼 때 도저히 불가능한 수치인 태국 최초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피막 프라카농’은 바로 코믹 귀신 이야기였다.
태국판 `오 나의 귀신님’은 빼 아락이란 남자주인공과 함께 여자주인공이 누나 능티다 소폰이다. 능티다 소폰은 2011년 태국 GTH 영화사와 한태교류센터 KTCC가 공동제작한 한국올로케 영화 `권문호(헬로스트레인저)’를 그 해 태국영화 중 태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려 놓은 인물이다. `권문호’에서 아련하고도 달콤한 사랑연기를 한 능티다 소폰이 `음탕한 처녀 귀신’ 역을 어떻게 소화해 낼 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촬영지나 방송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태국판 `오 나의 귀신님'의 남자 주인공 빼

트루는 케이블 채널이지만 태국에서 트루의 영향략과 위치는 지상파 TV를 넘어선다.  트루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의 지상파에 방송되기 때문이다. 트루는 2014년 한태교류센터 KTCC와 태국에서 최고의 히트를 기록했던 표민수 감독의 `풀하우스’를 리메이크하며 한국에서 전체의 8부를 촬영했었다. 트루는 이 태국버전 ‘풀하우스’를  홍콩, 마카오, 말레시아, 베트남, 미얀마, 브루나이, 캄보디아 등으로 수출했다.  한마디로 이를 통해 `왕 깨소금 맛'을 봤다. 아이돌 태국 가수 마이크와 영화배우 엄을 내세운 태국판 풀하우스는 서울 인천 강원 등을 무대로 했다. 유튜브 조회수만 2억뷰를 넘어서며 태국 드라마를 통해 동남아에 한국이 홍보되는 태국+한국 `윈윈효과’를 이끌어 낸 것으로 유명하다. 또 트루의 아타폰 담당 이사는 “한국은 드라마에 비친 풍경. 쇼핑, 음식, 화장품의 아시아 최고관광지가 됐다”며 태국도 드라마 제작 등이 태국의 국가적 아젠다가 되도록 지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영화나 드라마의 문화 컨텐츠가 경제와 어떤 밀접한 함수 관계가 있는지는 여러 사례로 증명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관광지는 한국이었는데 이미 태국에 추월 당한지 오래다.  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은 2010년 이전만 해도 연 100만 명을 밑돌았으나 그 5년 뒤인 지난 2015년엔 793만 명이 찾으며 한국, 일본 등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2017년엔 800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은 이제 중국사람들이 많이 오는 게 문제가 아니라 돈을 얼마나 많이 쓰느냐가 관심사다. 
이렇게 된 데는 2010년 태국에서 촬영된 중국영화 한편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태국에 중국 관광객이 밀물 처럼 밀려든 것은 2013년 부터인데 2012년 12월12일 중국에서 개봉한 `로스트 인 타일랜드’란 영화가 결정적이었다. 버킷리스트를 실현하기 위해 태국으로 떠난 기업연구인이 요리사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포복절도할 코믹영화였다. 이 영화는 당시 세계적 화제가 된 `아바타’를 제치고 중국에서 흥행1위를 차지했다.  수익은 2400억대에 이르렀다.  이 영화를 시발점으로  태국 북부 쪽에 관광루트가 개발되면서 중국인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한국을 배경으로 한 태국영화 `권문호(헬로스트레인저)도 태국에서 대박을 치면서 이듬해 서울을 찾은 태국 관광객이 40%이상 증가했다고 서울시가 공식 발표됐다.
영화와 드라마는 제작되는 족족 흥행을 하거나 그 효과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광 수입 증대뿐만 아니라 경제 견인에도 대단히 효율적인 컨텐츠인 것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