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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정치인 추윗의 갈지자 행보와 한국 정치인들

조회수 : 12124 2017.01.03

*수많은 폭로로 언론의 관심을 받는 추윗

콧수염 기른 태국 정치인 추윗 카몬위싯의 입이 다시 열릴까?
지난 1일 태국 새 국왕으로 즉위한 라마 10세가 대대적인 사면을 실시했는데, 그 1차 명단 3만여 명에 추윗 카몬위싯이 포함돼 있다. 추윗은 폭력 사주 등의 혐의로 2년 형을 선고받고 지난 1월 수감된 태국 정치인이다. 그는 감옥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실형 사는 모범을 보이겠다. 아마 기자들은 내가 보고 싶을 것"이라는 기언을 내뱉었었다.  사면 받은 그는 그의 말대로 진짜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한 것일까? 
태국 언론들은 이번에 사면되는 그의 복귀를 전하며 `'예리한 혀'라고 별명을 달며 무슨 폭로를 할까 기대를 이어가는 눈치다.
정치인 추윗의 '럭비공 행보'는 늘 태국인들의 흥미대상이었다. 그의 내뱉는 말과 행동은 사실인지 허풍인지 확인되기는 어려워도 거의 '수소폭탄 급'이었기 때문이었다. 추윗은 감옥에 가기전 송사를 13년이나 끌어왔다.  2003년 새벽 자신 소유인 방콕 스쿰윗 10 일대에 300여명의 '해결사'를 동원해 상점, 세탁소, 여행사 등을 마구 부숴 기물파손, 감금, 폭력 등의 혐의를 받았다.  44개 업주 130여명으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했는데, 감옥에 가지 않고 13년이나 버틴것도 불가사의했다. 태국 2심 재판부는 5년 형을 판결했으나 태국 대법원은 추윗이 자신의 땅을 공원으로 조성하고, 피해자들에 대해 보상을 한 점 등을 들어 감형결정을 내렸다. 
대법원 판결 뒤 곧바로 구치소로 향하던 추윗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내 형기를 채울 것이다. (탁신을 의식한 듯) 도망가서 요트 위에서 포도주나 홀짝거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몰려든 기자들에게는 "아마 내가 그리울 것"이라며 넉살을 떨어 또한번 화제가 됐었다.
1961년 8월 생으로 55세인 추윗은 화제라면 톱스타 못지 않다. 중국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태국의 명문인 탐마삿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엘리트다. 어떤 인연으로 마사지업에 들어오게 된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데이비스 그룹을 경영하며 호텔, 쇼핑센터를 비롯해 잘나가는 6개의 대형 마사지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호텔 방에  문구 등이 잘 갖춰져 한 때 한국인들도 좋아하는 스쿰윗 26의 데이비드호텔과 스쿰윗 24의 쇼핑센터도 그의 소유다. 그 뿐만 아니다. 유흥업소가 몰려 있는 라차다의 코파카바나, 엠마뉴엘, 줄리아나, 호놀룰루, 하이클래스, 빅토리아스 등 화려한 건물외관을 자랑하며 태국 밤문화를 대표하는 유흥 마사지 업소들은 죄다 그의 것이다. 태국 언론의 표현에 의하면, 이들 업소들은 하이-소(상층부)를 위한 고급 마사지를 표방하며 2시간에 2천~5천바트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사실 성매매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태국에서 마사지업은 합법이지만 매춘은 명백한 불법이다.
마사지 대부로 통하던 추윗은 2003년 자신의 땅인 스쿰빗 10을 재개발하려고 했으나 입주자들이 나가지 않자 새벽 4시, 300여 명의 철거인력을 동원해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배후 인물로 경찰에 체포돼 1달간 구금 당한 추윗은 자신을 체포한 경찰에 화가 치밀었던지 이 때부터 메가톤급 폭로를 이어나갔다. 마사지업을 하며 수많은 경찰들에게 정기적으로 뇌물을 상납했다고 주장했는데 그 액수가 10년간 무려 70억 원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돈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업소에서 공짜 서비스를 받았다는 경찰 간부와 정치인들의 이름도 술술 불어 제꼈다.  정치인들은 '난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여성 마사지사들이 증언대에 속속 등장하자 추윗의 폭로는 모두 사실로 들어났다.  이 때문에 좌천당하거나 파직한 정치인과 경찰이 수두룩했다. 추윗은 나중에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마사지업소에 미성년자를 고용했다는 혐의로 계좌가 동결되기도 했다.  그는 이를 자신에 대한 경찰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2005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추윗은 국회에 등원하는 첫날 국회 앞에서 욕조를 도끼로 깨뜨리는 퍼포먼스를 연출하며 다시는 마사지업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후 실제로 몇개 팔아치우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는 형태가 조금도 다르지 않은 마사지업소를 다수 소유하고 있으니 단지 퍼포먼스 뿐이었다는 느낌이다.

*국회에 첫 등원하기 전 욕조 파괴 퍼포먼스를 벌였던 추윗

추윗은 선거전 당적을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지 않은 선거법 위반으로 1년도 안돼 국회의원에서 제적됐지만 정치인을 향한 꿈은 멈추지 않았다.   2004년에 이어 2008년 연거푸 방콕 시장에 도전해 미역국을 들이켰지만 총 득표수는 두번다 3위에 올랐다.  보통 방콕 시장에 열명 이상이 입후보하는 것을 보면 만만찮은 득표다. 추윗은 2011년 총선에선 '락타이타일랜드'라는 당을 만들어 당수가 됐는데, 그 해 그의 당에서 4명의 국회의원이 나왔다. 추윗은 특히 경찰사정에 빠싹해 방콕 내 불법 카지노가 어디어디에 있고, 경찰 누가 뒤를 봐준다는 것 까지 쪽집게 처럼 콕콕 집어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태국 사람들은 그가 경찰과 결탁한 사업을 가장 많이 벌인 사람이고, 실제 자신의 입으로도 수많은 뇌물을 공여했다고 공개한 사람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부패척결'이 그의 당의 모토였다. 
추윗은 2012년 태국 남부 핫야이 대학에선 태국 경찰이 섹스산업으로 어떻게 돈을 만드는 지 특별강의를 하는 기행으로 또한번 언론과 사회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정치인이라면 언행일치(言行一致)가 기본인데 뭔가 앞뒤 안맞는 정치인에게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표까지 던지는 것은 정치를 이판사판 코미디로 보기 때문은 아닐까? 자신의 호언대로 모범적인 감옥생활을 했다면,  추윗의 향후 '언행일치 행보'는 마사지업소부터 정리하는 게 순서 일듯 싶다. 날마다 밤마다 실망주는 한국 정치인들에게 적어도 하나 쯤은 진실을 발견할 수는 없는 걸까? 모범적인 수형생활도 썩 괜찮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