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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 KBO 총재에 대한 기억 한 토막

조회수 : 3276 2022.04.04

허구연 위원이 야구인 출신 첫 KBO 총재가 됐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40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프로야구 총재를 지낸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정권의 실세나 재벌기업인들이 대부분이었다.  몇몇 빼고 정치인들은 폼만 잡고 별로 한일이 없는 것 같고, 기업인들은 그나마 나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경남고 고려대를 졸업하고 실업(한일은행)을 거치며 선수생활을 했고, 외국연수, 야구단 감독에 이어 야구단체의 임원 등도 역임한 ‘진짜 야구인’이니 야구계에선 허총재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허총재는 젊은 시절 대단히 자주 보던 인사였다.

체육기자 초반 프로야구 7시즌을 보냈으니 그럴만 하다.  당시는 지방경기 취재를 위해 큰 가방싸서 유랑생활(?)을 하다시피하던 때이기도 했다.

신문들은 야구경기가 끝나면 해당경기를 품평하는 ‘관전평’이란 것을 게재했고, 허위원은 전속 칼럼리스트였다. TV 중계를 마친 뒤 마감시간에 맞춰 바로 관전평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건만 한치 에누리가 없었다. 기자 하나가 신문어체에 맞게 감수를 하는 역할이 있었는데 고칠 것도 거의 없었다.

전주인지 대전인지 지방 경기가 끝난 뒤 그가 직접 운전하는 승용차에 신세 져 밤 고속도로를 달려 서울로 올라온 적도 있다.   가다가 막히면 잠시 눈을 감기를 반복하는 피곤한 모습에 너무나 미안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비시즌인 연말에 야구인 골프대회가 열린 적이 있었는데 허위원은 헤드가 400CC가 훨씬 넘는 드라이버를 가지고 나왔다. 당시만 해도 360CC 정도  였는데 해외 코치 연수를 하면서 외국 트렌드를 잘 아는 그는 이런 장비 하나에도 앞서가는 뉴패셔니스타였다.  

야구의 불모지 였지만 태국도 좋아했다.  종종 방문했던 것으로도 기억한다.  유소년 야구단 운영하려는 생각을 밝힌 적도 있고 아시안게임때 만든 방콕의 유일한 야구장의 활용에 대해서도 말하기도 했다.  이곳에는 현대 유니콘스 등의 프로야구팀이 전지훈련을 오기도 했다.  야구 정보 서비스하는 서울의 사무실도 우리집에서 멀지 않아 인근 호텔에서 몇차례 반갑게 마주친 적도 있다.

술 한잔하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지만 젊은 기자에게도 언제나 깍듯한  젠틀맨이었다.  KBO 신임 총재에 대한 언론보도를 보니 어느새 칠순이 넘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 큰 손과 듬직한 체구, 하나도 변하지 않은 얼굴, 목소리까지 30년전 그대로인듯 하다. 야구인으로 최정점에 오른 허구연총재의 ‘브라보 라이프’를 응원한다.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