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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 시장선거로 후끈후끈

조회수 : 3759 2022.05.03

뜩이나 더운 방콕이 시장선거로 후끈후끈하다.

5월 22일 선거가 2주 뒤로 다가온 가운데 거리는 온통 포스터의 물결이다. 한 표에 호소하는 후보자들의 노력도 막판 불을 뿜어내고 있다.

방콕시장 선거는 11번째이고 올해는 9년 만에 열린다. 올해 시장후보는 역대 최다인 31명. 1천만 도시의 수장인 만큼 그 중요성이 서울시장을 연상시킨다.

윤곽은 일찌감치 뚜렷해졌다. 기호 8번인 무소속의 찻찻 싯티판(56)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40%에 육박하는 압도적 지지를 보이고 있다. 투표일이 가까워 올수록 지지율이 더 오르는 형국이다.

2위는 아스윈 전방콕 시장이지만 10% 대로 1위에 비해 3배 이상 열세다. 남은 시간을 봤을 때 뒤집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방콕시는 1975년 처음으로 4년 임기의 시장선거 제도를 도입했다. 탐마눈 티엔넌시장이 첫 민선시장이 됐으나 의회와의 갈등 끝에 2년 만에 하차했다.

이후 1984년까지는 정부 임명직이었으나 1985년 선거가 부활돼 한국에서도 청백리 시장으로 잘 알려진 잠롱 스리무엉 시장이 당선되며 본격적인 민선시장의 길이 이어졌다. 마지막 민선시장은 2009년에 이어 2013년 재선에 성공한 스쿰판 빠리밧 시장.

2014년 군사쿠데타가 일어났지만 군부는 스쿰판 방콕 시장은 차마 바꾸지 못하고 있다가 시장 두번째 임기 3년째인 2016년 10월 가로등 공사 비리가 제기되자 교체했다. 군부가 임명한 시장은 스쿰판 시장 밑에 있던 아스윈 콴무엉 부시장.이었다. 군부 지명으로 5년을 내리 시장을 한 아스윈 시장은 이번 시장 선거를 위해 시장직을 사임하고 무소속 출마했으나 반응은 미지근하다.

*방콕 시장선거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찻찻 싯티판 후보. (더 네이션)

변이 없는 한 찻찻 싯티판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 찻찻 후보는 누구이고, 인기 비결은 뭘까?

쭐라롱꼰대학과 메사추세츠 공대를 나온 찻찻 후보는 건설맨이다.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짓는 Quality House의 CEO이기도 한다. 쭐라롱꼰대학 엔지니어링 부교수를 맡으며 교통문제 등과 관련한 정부자문을 자주 했다. 그러다 2012년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전총리 정부때 푸어타이당에 합류에 교통부 장관을 맡으며 주목을 받았다.

2014년 쿠데타로 잉락 정권이 물러난 뒤에는 군부가 정치화합을 위해 만든 국가 전략위원회 위원으로도 아주 잠깐 활동했다. 극심한 정치갈등의 시기에 양쪽 파도를 다 탄 몇안되는 정치인인 셈이었다. 일부에서는 그런 그를 두고 ‘싫어할 수 없는 인물’이란 긍정평가를 하기도 한다.

보디빌더를 연상케 하는 육중한 몸매의 찻찻 후보는 2014년 쿠데타 얼마 후 반바지 민소매 맨발의 차림으로 사원을 찾는 사진이 공개되며 엄청난 패러디(밈현상)가 쏟아졌다. 마블의 슈퍼 히어로처럼 묘사되기도 했고, 뱀이 그를 물었다가 오히려 죽고 말았다는 루머도 돌만큼 개인적 인기가 치솟았다. 탁신 전총리의 '후예' 격인 인 푸어타이당은 2019년 총선에서 쁘라윳 현총리에 맞서는 당의 총리 후보 3명 가운데 한명으로 ‘인기스타’ 찻찻 후보를 추대하기도 했다.

찻찻 후보는 2019년 이후엔 푸어타이 당마저 탈당하고 독자노선을 선택했다. 방콕과 도시 중산층에는 인기가 높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결단력이 있고 유머가 있다고도 말한다.

*방콕시 곳곳에 선거홍보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방콕 포스트)

고령 72세. 최연소 43세로 남자 25명, 여성 6명이 경합하는 이번 방콕시장 선거는 50명을 뽑는 시의원선거도 동시에 치러져 382명이나 나왔다. 온라인 비중이 80%라는 분석 속에서도 홍보물이 대홍수를 이루는 이유다..

시장후보는 30x42cm, 130x245cm 이내 등 두종류 크기의 홍보물만 붙일 수 있도록 허용하는데 큰 홍보물은 총 투표소 6800여개소의 10배, 작은 것은 5배가 넘지 않도록 규정돼 이를 계산해보면 후보 당 최대 10만개가 넘는 홍보물을 붙일 수 있는 셈이된다.

선거홍보물로 보행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자 방콕 시민들은 홍보물이 적은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운동도 전개 중이다. 여론조사 1등인 찻찻 후보는 가로폭이 좁은 홍보물 아이디어까지 내 2위와의 점수차를 더 벌리고 있다.

방콕시의 등록된 선거인수는 437만여 명이고, 여성이 남성보다 38만명이나 더 많다. 20-30대가 23%로 가장 많고, 40대 19%, 50대 18% 순이다. 방콕시장의 월 급여는 7만2천밧이고 활동비는 4만1500밧으로 총 11만3500밧. 한화로 약 420만원이고 연봉으로는 5040만원이다. 서울 시장의 2022년 연봉은 1억3천941만7천 원이다.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