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태국 최고의 스포츠스타는 파라돈 스리차판이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산만한 덩치를 가진 이 태국인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테니스 세계 랭킹 9위까지 오른 인물이다.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에 이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이형택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호주오픈, 윔블던, US 오픈 4라운드에 진출하기도 한 그는 태국 어디서나 화제를 몰고 다니는 톱스타였다. 특히 2005년에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왕관을 차지한 러시아 캐나다계 여성과 결혼해 세계적 화제를 뿌렸다. 태국 신문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파라돈 이야기가 나왔고, 말처럼 잘 뛰는 남자와 조각 같은 미모의 여성의 결혼인지라 ‘인류의 진화’가 이래서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한 적이 있었다.
그들의 결혼생활이 5년 만에 끝나 아쉬움을 주었지만 그들이 가는 곳은 모두 관광 명소가 되기도 했다.
동네 골프연습장에 있는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됐다.
태국 대중스타 중 만나고 싶은 사람이 '옹박'의 영화배우 토니자와 파라돈 딱 2명이었는데 토니자는 일 때문에 보고 만난 적이 있었지만 파라돈은 영 볼 기회조차 없었다.
워낙 눈에 익었던 얼굴이라 “혹시 파라돈씨 아니냐"라고 망설이지도 않고 묻고 말았다.
근처에 사는데 골프연습하러 자주 온다고 했다.
1979년 생으로 올해 45세인데, 탄탄한 몸매가 20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태국 연예인들은 사진을 찍어주는 것은 기본이고 팬들에게 참 잘한다. 왕년의 스포츠 스타 파라돈도 다르지 않았다.
2010년 은퇴한 그는 자동차 경주, 정치인, 승려, 영화배우 등으로 변신했다고 나와 있었다. 다 잘 안됐고 2013년에 골프계 문을 두드려 아시안PGA 투어에 참가했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스포츠를 워낙 사랑하기 때문에 스포츠 경력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라고 골프에 입문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파라돈은 여전히 어린아이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치고 살고 있었다.<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