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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비즈니스로 왕국 재건 꿈꾸는 태국 그래미

조회수 : 758 2019.03.22


*왼쪽에서 5번째가 파마이 사장, 하나 건너 왼쪽으로 그래미 음반을 오랫동안 이끈 수라차이.

태국 방콕 아속 사거리 못미쳐 우뚝 솟은 고층사옥을 보유한 GMM 그래미사.

태국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70-80%를 석권하며 ‘엔터테인먼트 왕국’으로 불리는 곳이다.

2006년엔 태국 유력 일간지 2곳의 지분을 50% 이상 인수한다고 발표하자 태국 식자층이 ‘태국인 모두가 연예뉴스만 보라는 것이냐’며 거센 저항을 해 포기한 적도 있다.

그래미는 거대한 자본을 밑천으로 2000년 이전부터 태국 연예비즈니스 시장독과점을 이룩한 곳이었다. 한때 전속가수 500여 명이 넘은 적이 있었다. 태국인들 사이에선 ‘사람은 방콕으로 가야하고 가수는 그래미에서 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K-POP도 그래미를 통해 태국에 상륙했다. 2000년대 초중반의 한류 초창기. 세븐, 레인 등이 그래미를 통해 음반을 론칭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는 태국 내 한국앨범 론칭의 최전성기로 이때 그래미사가 태국에 유통한 한국앨범은 108개 이른다. 한국 드라마 방송이 급증하자 ‘드라마 음악’(OST)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한국 드라마 음반도 많은 수가 그래미란 통로를 통해 태국에 전해졌다.

디지털화로 음반사업이 사향세로 접어들자 그래미는 재빨리 변신했다. 디지털서비스, 쇼 산업 등으로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다각화를 하면서 그동안 축적된 음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다이렉트 세일을 펼쳤다.

그래미가 여전히 태국 엔터테인먼트의 난공불락의 요세를 굳세게 지켜나가고 있는 중심엔 그래미 지분 47.9%를 보유하고 아직도 회장의 명함을 가지고 있는 70세의 파이분 담롱차이탐 회장의 리더십이 결정적임은 물론이다. 1983년 그래미를 설립 36년째 이끌고 있으며, 2억달러의 자산으로 태국 부자서열 30위 권에 오른 적도 있다. TV 3개, 라디오 방송국 4개, 영화사, 위성TV, 음반 사업 등을 여전히 돋보이게 꾸려나가고 있다.

파이분 회장에 이어 최근 그래미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주인공은 아들 파마이 담롱차이탐이다. 미국 남캘리포니아 대학을 졸업하고 20대 중반부터 그래미의 임원으로 가세한 파마이는 현재 36세. 가랑가랑한 체구의 아버지와 얼굴까지 꼭 빼닮았는데 위성TV 사업을 주로 하는 GMMZ의 사장과 그래미뮤직의 CSO로 그래미 음반과 TV 사업의 두바퀴를 굴려가고 있다. 그래미는 2017년 2700 여명의 직원 고용과 함께 88억바트(한화 약 3천200억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공시되어 있다.


엔터테인먼트 계의 극심한 경쟁과 거대 태국회사들의 쇼비즈니스계로의 진입은 공룡 그래미에게도 이제는 적잖은 고민과 과제를 안겨주고 있는 모양이다. 사실 한국 가수의 음반을 다수 론칭했지만 그래미의 한류에 대한 구애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 초기에는 한국가수에게 기본적인 MG(미니멈개런티)도 지급하지 않을 정도였다. 음반은 그래미니, 할려면 하고 말라면 말라는 자신감에서 였을까?

그런데 그래미가 2019년 들어 연예비즈니스의 방향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태국에 지배적인 한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3월 15일 그래미 사옥에서 열린 미팅에는 파마이 담롱차이탐 사장을 비롯한 TV, 음반, 컨텐츠부문 간부들이 모두 나왔다. 자신들도 이렇게 다 모인합동회의는 흔치 않다고 했다.

그래미 음반을 15년째 이끌었으며 오랜 친분이 있는 수라차이 사장은 디지털 비즈니스 쪽의 부대표를 맡고 있었다. 이날 앉은 자리로 봐서는 서열 3위 정도?

파마이 사장은 1년에 4,5개의 K-POP 대형 콘서트와 함께 MD사업, TV 콘텐츠 사업을 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류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싶다는 의중을 솔직히 내비쳤다. 나는 지난해 태국에서 50개가 넘는 한류 콘서트와 팬미팅이 있었는데, 그래미가 몇 개나 투자하고, 주관을 했느냐고 물었다. 파마이 사장은 “한 개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POP을 태국에 뿌린 원조회사로 그 대세에 올라타 리드하고 싶지만 한동안의 지나친 자신감 때문이었는지 참석 간부들이 다양하게 분화되는 한류정보에는 밝지 못했다.

회의 후 동석했던 TV 컨텐츠 임원은 최근 한국 한 프로덕션과 협업을 했는데, 상당히 많은 비용을 아직 지불받지 못했다며 하소연까지 했다.


한류 비즈니스에 적극적 의지를 표명한 태국 엔터테인먼트의 '슈퍼공룡' 그래미의 가세로 향후 태국한류가 긍정적 방향으로 한층 확산되어 나갈 것이 기대된다. 그래미 사옥 현관에는 예나 지금이나 “까르륵, 꺄르륵”소리를 질러대며 태국스타를 보러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팬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