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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미얀마 잠수함 신경 쓰이네!

조회수 : 9214 2020.01.09

태국이 인접국 미얀마의 잠수함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얀마는 오는 12월 24일부터 인도에서 구입한 러시아제 잠수함을 안다만 해에 전개시킬 예정인데, 태국은 이를 ‘새로운 상황’으로 부르며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안다만 해를 관할하고 있는 태국 해군 3지구 사령부는 45일간 잠수 기동이 가능한 미얀마 잠수함을 집중 관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2월 9일 방콕 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해군 관계자들은 미얀마가 군사 효용성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러시아로부터의 잠수함 추가 구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미얀마의 잠수함 소식과 함께 이미 추진 중인 중국으로부터의 잠수함 구입 프로젝트도 주목받고 있다. 태국은 2017년 135억(한화 약 5,400억 원) 바트에 유안급 잠수함을 구입하기로 계약했다. 중국에서 지난해 9월 7일부터 건조에 들어가 2023년까지 태국에 인도될 예정.  태국 해군은 이와 함께 2차 잠수함 구입을 위해 120억 바트를 정부에 요청하고, 국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 미얀마가 인도에서 구입한 잠수함은 1980년 인도가 러시아에서 구입해 개량한 킬로급 잠수함(Kilo class)이다. 러시아의 재래식 디젤전기 추진식으로 비교적 수심이 깊지 않은 곳에서 활동하도록 개발된 것이다.  최대 52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300미터까지 잠수하며, 매우  다양한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디젤급 중에서는 가장 조용하다고 한다. 태국이 중국으로부터 구입하려는 잠수함은 킬로급의 개량형이라 할 수 있는 유안급 S26T. S26T 잠수함은 중국의 최신형 디젤 잠수함으로 한국 해군의 최신형 잠수함인 손원일급 잠수함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안선 3,219km인 태국에게 잠수함 보유는 오랜 로망이다. 특히 2010년 이후에는 한국, 독일, 중국을 저울질하며 잠수함 수입에 박차를 가해 왔다. 2011년엔 한꺼번에 7대의 독일 중고 잠수함을 구입하기로 했다가 잉락 정권 때 수포로 돌아가기도 했다. 태국 해군은 해양자원 보호과 지역 안보를 위해 잠수함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지만 잠수함 열등감이 기저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동남아의 맹주를 자처하지만 그동안 동남아에서 잠수함을 보유한 국가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4개국뿐이었다.  그런데 이제 미얀마까지 잠수함 보유국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현재 추앙받는 태국의  왕들은 과거 버마(현 미얀마)와 상관관계가 크다.  버마와의 전쟁에서 큰 승리를 한 나레수완 대왕, 미얀마로부터 독립을 이룬 딱신 왕 등이 그들이다. 태국과 미얀마는 국운을 건 전면전이 30차례에 이를 정도였다고 알려졌으며,  현재 목 잘린 불상들이 즐비한 태국 아유타야의 유적은 버마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태국의 아픈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그런 미얀마가 먼저 공격형 잠수함을 구입해 태국과 미얀마의 ‘공동 앞마당’과 같은 안다만 해 밑을 휘젓고 다닌다니 태국으로선 정신이 아찔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태국의 잠수함 구입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우선 태국의 또 다른 바다인 타이만의 수심이 얕아 잠수함의 기동에 적합하지 않으며, 중국 잠수함이 질에 비해서는 가격이 워낙 높다는 말도 있다. 잠수함 구입에 돈 들일 게 아니라 국민복지를 위해 먼저 쓰여야 한다는 시각도 많다.

 

군사력 증강 계획의 일환으로 1986년부터 잠수함 획득사업을 벌여온 한국은 1992년 세계에서 43번째로 잠수함 보유국이 됐다. 현재는 차세대 잠수함을 한국 자체 기술로 건조하고 있다. 

 

태국이 한때 한국에서 도입하려던 잠수함은 U-209 급으로 현대가 건조한 것이고, 세계시장을 겨냥해 한국이 독일로부터 기술을 사들인 것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태국이 잠수함은 중국산을 계약했지만 한국에서 건조된 3,700톤 급의 프리깃 함이 태국 해군의 주력 자산이 됐다. 지난 1월 5일 태국 동부 사타힙 해군기지에서 입항식을 가진 푸미폰 아둔야뎃 함은 태국 해군의 2008-2017 전략기획에 따라 한국의 대우해양조선이 2013년 관련 기술이전을 포함하는 조건으로 계약해 건조한 것이었다.  배수 톤 수 3천700 톤, 최고 속도 30노트, 작전거리 반경 4천 마일에 141명이 승선할 수 있으며, 가격은 중국 잠수함보다 비싼 146억 바트에 달한다.

 

한편 2018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90톤에서 2천 톤까지 크고 작은 70여 척의 잠수함을 보유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잠수함 많다고 국력이 센 것은 아니지만 해양 안전과 자산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시기인 것 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