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사는 16세, 19세의 여고생 여대생과 며칠전 인터뷰에 성공(?)했다.
둘 다 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19세 아이의 엄마는 태국인이었다.
일단 이들과 전화통화를 갖는 것 부터가 무척 어려웠다.
아버지나 가족이 딸의 의사를 묻고 승인을 득해 줬지만 한참 뒤에나 연결됐고 보낸 메시지에는 하루가 지나도 답하지 않거나 읽지조차 않았다.
전화하면 곧 나가야 하니 시간이 없다고도 말했다.
평균 5번 이상의 전화와 메신저 교신 끝에 인터뷰가 이뤄졌는데, 인터뷰 성공 난이도가 장관이나 대사급 못지 않았다.
이들과의 인터뷰를 포기하지 못한 것은 사무친 궁금증 때문이었다.
부모중의 한 명은 최소한 한국인으로, 한국에서 비행기로 불과 5시간 정도의 거리인 태국에서 자라면서 내재됐을 국가 정체성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내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때 태국에 와 고등학교까지 마친 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와 군대를 가고 취업을 했으니 그 머릿속에 든 것이 크게 달라질 건 없었다.
두 여자아이의 인터뷰 결과는 흥미롭고도 신기했다.
한국어와 태국어를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짐 없이 잘하는데, 태국에 살지만 한국적 마인드가 훨씬 강했고, 한국인이라는 의식이 지배하고 있었다.
‘영락없는’ 한류의 영향 때문임도 알게 되었다. 비슷한 상황에 있는 그들의 친구들도 그렇다고 했다.
태국 학교 생활 중 한국어를 한다는 것이 큰 이점이었고, 친구들의 한국드라마, K-POP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이들은 학교생활에서 단연 주목받는 대상이었다.
한국인 부모의 관심과 지혜로운 선택은 중요해 보였다. 태국 학교를 다니더라도 방과 후에는 한국어를 배우게 하거나 방학 중엔 한국에 가서 공부하는 환경을 제공했다. ‘혼혈’이라는 것은 큰 행운이며, 태국과 한국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마치 학자처럼 말하는 대목에서는 나이가 의심될 정도였다.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지만 관광국가 태국은 외국인의 제한없는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2년간 발길을 끊었던 한류스타들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 줄이어 방문 중이다. 코로나 시기에 새로운 문화소비 영역으로 떠오른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에서는 한국 컨텐츠들이 상위권을 싹쓸이 하다시피하고 있다. 문화의 발전방향과 태국 내 한류 진화의 끝판이 쉽게 가늠되지 않는다. 정치,역사 말고 이런 것 한번 연구해 보시라.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