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예상을 뛰어 넘었다.
2023년 5월 14일 실시된 태국 총선에서 2000년 이후 줄곧 이어져 온 정치판도가 바뀌었다. 친탁신 VS 반탁신의 대립 구도가 깨지며 개혁 VS 보수의 흐름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그동안 태국에서 금기시되던 왕실모독법 개혁을 앞세운 전진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친탁신 프어타이 당은 2위, 군부 정당들은 1,2위와 큰 차이로 3,4위에 머물렀다.
정치 신예 피타 림짜른랏(42) 대표가 이끄는 전진당은 유권자 5200만명 가운데 1400만표를 얻어 압승했다.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36)을 총리 후보로 내세운 프아타이당은 제 1당을 노렸으나 2위에 머물렀다. 선거 막판 '피타 돌풍'에 무너진 것이었다. 총 득표수는 1060만표 였다.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현 쁘라윳 짠오차(69) 총리를 다시 후보로 내세운 루엄타이쌍찻당은 460만표를 얻는 데 그쳤다.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태국 언론들은 하원 500석 가운데 전진당은 152석, 프어타이당은 141석, 루엄타이쌍찻당 등 친군부 정당은 두 개 정당을 모두 합해 76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수도 방콕에서 전진당은 는 33개 의석 중 32석을 차지하며 휩쓸었다.
현재까지의 득표수를 가만히 살펴보면 향후 정국이 요동칠 전망이다.
어느 당도 총리 배출을 위한 376석을 얻지 못해 ‘나름의’ 희망을 가져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원선거에서 패배한 군부 정당 역시 2014년 쿠데타 이후 헌법 개정을 통해 상원의원 250명을 임명해 놨고, 총리투표에서 이들의 몰표를 기대하기 때문에 다음 정권창출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정당 역시 2014년 쿠데타 이후 헌법 개정을 통해 상원의원 250명을 임명해 놨고, 총리투표에서 이들의 몰표를 기대하기 때문에 다음 정권창출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이번 총선에서 최다득표 정당인 전진당의 피타 대표가 총리 자리에 오르려면 연정이 필수적이다. 선거가 끝나자 마자 친탁신의 프어타이 당에게 바로 연정을 제안했다.
태국 국민 상당수가 왕정의 존치를 원하는 만큼 이를 선거모토로 내세운 전진당으로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 후 60일 이내에 공식 선거 결과를 발표하고, 총리선출은 6-7월에 있을 예정이다. 이제부터 태국 정치는 본격적인 물 밑 딜이 시작됐다. 태국의 개혁을 위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