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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극장에서 한국영화는 F학점

조회수 : 7118 2010.03.22

태국] 2009년 영화산업 결산

 

1.개요
2009년 태국 영화시장은 전세계를 강타한 `아바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선전했다.

방콕 지상철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코미디물 <롯파이파 마하나터>는 흥행성적 전체 4위에 랭크되었고 호러물인 `포비아 6위에 오르는 등 박스오피스 톱 10에 자국영화를 3개나 등록시켰다.  박스오피스 20위 안에 든 자국영화는 총 8개였다.

이런가운데 <아바타>는 종전 태국 영화 신기록들을 모조리 갈아치웠다. 2009 12 17일 개봉된 이후 2010 2월 현재 2007년 태국 역사물 `나레수완이 기록했던 720만달러의 매출신기록을 100만달러 이상 앞질렀다.

태국 개봉관에서 선보인 영화는 2007년엔 총 196, 2008년엔 210, 2009년엔 190편으로 다소 감소했다.  이중 태국 자국영화는 45편으로 전년도의 49편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점유율은 23.68%로 예년과 비슷했다.

 

2.제작 트렌드-코믹영화의 여전한 강세

태국 영화의 제작트렌드는 예년처럼 호러와 코미디로 양분됐다.

특히 코미디는 매년 태국 영화의 대세로, 2009년도 다르지 않았다. 전체 태국영화 중 코미디의 비중은 42.22%였다.

호러물인 <포비아2>를 제외하고 태국영화 흥행랭킹 6위중 5개가 코미디물인 것을 감안하면 태국영화는 여전히 코미디 중심에 머물러 있음을 알 수 있다. 9편의 호러를 포함하면 태국영화는 호러와 코미디가 무려 63%에 이른다. 코미디 영화의 비중을 보면 2007 41.85%, 2008 40.82%, 2009 42.22%로 영화 10개중 4개는 코미디라고 할수 있다.

태국영화중 흥행 1위를 기록한 <롯파이파 마하나터>도 역시 코믹 멜로다.

GTH(GMM THAI HUB)가 제작한 이 영화는 태국의 수도 방콕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상철(BTS)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30세 여성이 지상철 엔지니어를 상대로 펼치는 첫사랑 구애작전인데 매력적인 주인공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로 흥행몰이를 했다.



<지하철을 소재로 한 영화 `롯파이파 마하나터’>

코믹영화의 대세 속에서 2004년의 호러물 <셔터>의 반종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포비아2>는 태국 호러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 태국 최대의 엔터테인먼트그룹 GMM의 자회사인 GTH <롯파이파 마하나터> <포비아2>로 흥행 랑데부홈런을 날린 셈이 됐다.



<코미디 영화의 강세 속에서 흥행에 성공한 `포비아2’>

하지만 자국영화의 코미디 제작붐에 대해 태국 영화인들은 우려섞인 다양한 견해들을 내놓고 있다.  영화 프로듀서인 파라차 핀캐우는태국영화는 코미디가 대세지만 모두 성공한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연출가와 작가의 역량이 갖춰져야 성공할 수 있다며 코미디 일변도의 제작경향을 경계했다. 또 영화 <NGR> 감독인 솜키아트 위툰와닛은 2009년 태국영화중 성공을 거둔 코미디물 <롯파이파 마하나터>는 영화가 샐러리맨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공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출처:kapook.com 인터뷰>

태국내에서 흥행 선두그룹 랭킹은 코미디물이긴 하지만 10권 밖 영화의 개봉관 수익은 대부분 100만 달러를 밑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배급현황과 장르

태국에서 개봉된 전체 영화에서 가장 많은 장르를 차지한 것은 액션물이었다.

전체 190개의 개봉영화중 액션 영화는 총 41편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하고 하고 있다.

이어 코미디 18%, 드라마 16% 순이었다. 그러나 이 41편의 액션물중 태국 자국영화는 7편에 불과하다.  태국개봉 영화중 액션은 미국영화 위주였다.

태국 자국내에서 제작된 액션물은 최근 3년 사이에 17편에 불과했다.





국적별로는  역시 미국영화가 절반이상 차지한 56%였으며 태국, 일본 순이었다.

그외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은 10편 이내에 머물렀다.  한국영화는 총 8편이 개봉해 전체의 4.2%에 머물렀는데 지난해 9편보다도 줄어든 수치다.



태국 자국영화의 배급현황을 살펴보면 몽콜필림이 압도적이었다.

몽콜필름은 2009년 국내영화 45편중 총 15편을 배급, 16편을 배급한 지난해에 이어 전체의 33.3%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4.흥행성적표

태국도 2009년 세계적인 경기한파에 그대로 노출됐다.

특히 정치불안이 상존해 관광수익이 격감하고 외국투자가 감소한데다 수출량이 줄어드는 등의 악재를 겪었다.

그러나 경기 슬럼프에도 불구하고 영화 매출액은 전년대비 부쩍 늘었다.

10 영화들의 총매출이 2008년엔 2700만달러였으나 2009년엔 40% 늘어난 4446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매출 300만달러를 웃도는 영화도 2008년엔 1개였지만 2009년엔 7개나 된다.



태국의 총 스크린수는 2008 12월말 기준으로 700여개로 그중 65% 정도가 방콕과 그 외곽에 집중돼 있다. 평균 극장요금은 120바트(한화 약 4320) 내외로 시간대에 따라, 극장시설에 따라 관람요금이 다르다.

 

매출액을 입장료로 환산하면 <아바타>의 경우는 약 220만명이 관람한 것으로 풀이된다. 태국 대졸사원의 급여가 1만바트(36만원)~15천바트(54만원) 사이임을 감안하면 영화관람료는 낮은 편은 아니다.

2007년 태국 아유타야 왕조를 그린 `나레수완이 최고의 흥행을 거뒀지만
최근 5년간 태국 시장에선 <해리포터> <캐리비언 해적> <미이라 3> 등 대작들이 1위 바통을 이어갔다.  아바타는 2005 <해리포터>보다는 무려 2배 이상의 매출을 거뒀으며,  다른 나라들처럼 2D, 3D, 4D로 이어가며 관객동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바타>에 이어 <2012> <트랜스포머> 등도 나란히 6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2009년 제작된 태국 영화들의 제작비가 2천만바트(한화 72천만원)에서 16천만바트(한화 약 57억원)의 다양한 분포를 보이는 가운데 코미디물은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으면서도 관객동원면에서는 헐리우드 대작들을 바짝 추격했다는 것은 태국 자국영화에 대한 자국 영화팬의 선호도가 분명하는 것을 확인하게 해준다.





5.한국영화의 성적표

태국내 한류가 한창이지만 한국영화는 신통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08년엔 9편의 한국영화가 개봉됐지만 2009엔 8편에 불과했다.

매출성적표는 더욱 초라하다. 한국영화중 가장 좋은 기록을 보유한 <과속스캔들>은 전체 매출 순위

121위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큰 흥행을 기록한`해운대’ 등도 태국에서의 성적표는 하위권을 밑돌고 있

다. 태국 영화수입업자들은 한국영화의 가격이 2008년부터 2009년 사이 30% 정도 올랐고, 관객은 20%

증가했지만, 수익은 10% 정도 밖에 오르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영화 수입관계자 인터뷰>

자본력을 갖춘 헐리우드 대작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자국 코미디물에 대한 선호도가 강한태국에서 한국영화는 태국의 높은 장벽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6.한-태 영화교류의 활성화 움직임

2009년 태국 극장가에서 한국영화는 초라하기 그지 없는 성적표를 남겼지만 한국과 태국의 영화교류는 다양한 형태로 활기를 띠고 있다.한국 로케이션, 연출진의 공동참여, 양국 출연배우들의 출연 형태다. 2009 12 30일 개봉된 영화 <우연’(As it Happens)> 은 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촬영됐다.  이 영화에서 한국분량은 10분 이내에 머물렀으나 태국내에서 다양한 마케팅 등이 주목받으면서 한국이 태국영화의 촬영지로 부각되는 한 계기로 작용했다. <옹박>을 연출한 팀이 한국과 태국의 배우들을 출연시키는 태권도 영화가 제작되고 있으며, 일본, 한국, 태국의 감독이 부산을 배경으로 펼치는 옴니버스 러브스토리 영화도 제작되고 있다 한국 배우들의 태국영화 진출도 활발해 지는 추세다. 임수정이 이미 푸켓 단편영화에 출연한 것은 물론이고 독립영화로 주목 받는 태국 풋 아논감독의 영화에도 한국 신인 남자배우가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촬영된 `우연(As it Happens)’>

한국에서 개봉한 `셔터’ `샴’  등을 연출했고, 2009년 태국 영화랭킹 6위에 오른 `포비아’의 반종감독이

이끄는 영화팀도 오는 4~5월 한국에서 95% 이상의 촬영을 실시할 계획을 밝혔다.2010년 상반기에 한

국촬영을 계획중인 태국영화는 3편 정도로 알려지고 있으며, 영화 내에서 한국에서의 촬영비중은 점

차 높아지고 있다.

태국내에서 개봉하는 한국영화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은데, 태국 영화 제작자들이 한국을 무대로 촬영

하거나 한국배우에 관심을 갖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이는 태국에서 드라마로 촉발돼 한창인 한류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영화의 주 관객인 10~20대가

한류에 열광하는 만큼, 한류의 무대인 한국과 한국배우를 등장시키는 것은 자연스런 트렌드인 것이다.

한국에서 촬영되거나 계획중인 영화의 대부분이 로맨틱 멜로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런 현상을 이

해하기 위해선 드라마로 시작된 태국의 한류를 분석해 볼 필요성이 있다.

7.태국의 한류의 태국영화 전망

2009년 한 해 태국에서 방송된 한국드라마는 모두 38편이었다.

무려 45편이나 방송됐던 1년전에 비해 방송편수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장르는 더욱 다양해 졌고, 방송

사별로 드라마에 대한 뚜렷한 선호경향을 보였다.

태국내 한국드라마가 여전히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태국 방송중 가장 강력한 채널파워를 자랑하는 국영방송 채널7은 올해도 15편이나 되는 한국드라마를

태국안방에 쏟아부었다.  채널 7은 올 3월에 끝난 한국 불후의 인기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발빠르게

방송했다. 다만 시청률은 방송내내 5~6% 내외에 그쳐 한국과 태국이 사정이 다를 수 있다는 또다른

선례를 남기게 됐다.

 

여기에 채널 7은 연초 태국 한류에 불을 지핀 윤석호 감독의 4계절 시리즈 `가을동화’ `겨울연가’ `여름

향기’ `봄의 왈츠’를 묶음 패키지로 한 편성을 했다.

기존에 보여줬던 현대극 위주의 멜로 드라마에서 탈피,  `내사랑 토람이’ 같은 2부작은 물론 `황진이’ `

쾌도 홍길동’ 같은 사극까지 방송해 장르를 한 층 넓힌 모습이었다.

 

태국에서 사극은 56부작이나 되고 한국에서 6개월 이상 방송했던 긴 호흡의 `대장금’으로 재미를 본 채

널3의 트레이드 마크였었다.  채널 3은 2009년에도 `바람의 화원’ `이산’ `일지매’ `자명고’ 등의 한국사

극을 어김없이 이어 나갔다.  총 방송편수는 CH7보다 적었지만 방송시간으로 따지면 오히려 더 많을

듯 하다.  채널3은 2008년에는 무려 16편의 한국드라마를 내보냈다.


케이블채널 트루가 2008년부터 한국프로그램 방송에 가세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트루는 2009년 KBS를 제외한 SBS, MBC드라마를 내보내는 것 외에도 시트콤은 물론  `우리 결혼했어

요’  같은 예능 오락프로까지 방송해 한국프로그램 태국수출의 영역을 전방위로 넓혀놨다.

 

이미 태국 케이블에서는 지난해부터 X맨이 방송됐다. 이 덕에 강호동 유재석 같은 `꽃미남이 아닌’ 개

그맨 MC들도 태국의 한류스타로 떠올랐다.   다만 이런 케이블들은 아직까지는 컨텐츠 확보의 한계를

보여, 재방송에 재방송을 반복하는가 하면, 4~5년전 지난 프로그램을 틀어대 현시점 아닌 과거의 한국

분위기를 태국안방에  대량으로 쏟아내고 있다. 과연 `한류를 위해 바람직할까’라는 의문을 낳게 하고

있지만 한국과 한국배우 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주목을 끌게 하는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림없다.

케이블을 제외하고 태국 공중파 방송 3곳이 최근 4년간 태국안방에 내보낸 한국드라마는 총 109개다.

1년 평균 27.  한 개의 드라마를 50분물짜리 20부작이라고 계산하면 총 545부작(에피소드)이다. 태국 TV에선 4년 내내 매일 1시간30분씩 한국드라마가 하루도 빠짐없이 전파를 탔다는 추론이 가능한 셈이다.

여전히 저가로 거래되는 한국드라마의 가격, 이로 인해 이문을 남기는 방송사의 상업논리로 인해 한국드라마는 태국에서 더욱 많이 방송되고, 한국은 태국의 주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태국의 관계자들도 이런 태국 한류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태국어 일간지 콤찻륵(Com Chad luek)의 아라야 마라이렉 연예담당 기자는 “드라마에서 보는 한국의

문화, 전통 등은 태국인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와 닿고 있다. 한국은 이 한류를 통해 관광 등을 증진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을 갖게됐다”고 분석했다.(직접 인터뷰)

또 드라마를 주로 다루는 웹사이트 제이케이 드라마의 판야룻 웹마스터는 한류가 태국에서 앞으로도

몇 년간 이어질 것이며 패션, 화장품, 연기학원 같은 새로운 사업들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했다.
(직접
전화인터뷰)

한국 수입영화는 정작 극장에서 맥을 못쓰고 있지만 TV드라마로 촉발된 트렌드가 한국관광, 한국제품 선호로 이어지고 있고 영화제작자들은 이런 트렌드에 맞추고 있는 것이다.

한국 올로케를 기획중인 반종감독의 영화 설정은 이렇게 시작된다.

<주인공은 한국드라마에 열광하는 여성이다. 태국에서 방송된 한국드라마의 모든 촬영지를 가보고 싶어한다. 그리고 연휴가 긴 송크란 태국명절에 한국여행을 결심한다.  방콕시내 곳곳에선 한국열풍이다.  한국여행은 태국의 대세다….>
<
출처:영화 `서울메이트’(가제) 시높시스 중>

코미디 일변도의 태국영화 제작트렌드가 한류의 열풍을 타고 어떻게 변화될지 궁금한 가운데 태국 내에서 한국 영화가 좋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는 해답을 강구하는 게 시급해 보인다.
<영진위 해외통신원 기고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