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날’ 행사는 태국에서 하는 한국 정례행사 가운데 가장 의미있고 큰 행사중의 하나다.
올해 국경의 날 행사는 10월 3일 방콕 최대의 핫플레이스인 아이콘시암에서 열렸다.
소프라노 조수미와 태국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중심으로 진행된 올해 ‘국경의 날’ 행사는 한-태국인 및 외국 귀빈 2,500여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공연장 앞 카펫이 펼쳐진 럭셔리한 공간에는 2030부산엑스포 유치기원 조형물 및 현대 전기차 실물전시, K-Food 홍보관 등이 마련됐다. 또 공연후에는 주태 한국문화원에서 마련한 실력있는 태권도팀 공연이 펼쳐져 귀가길에 오르던 태국인들의 마지막 발목까지 붙들었다.
‘국경의 날’ 행사는 한국 최대명절인 추석연휴와 겹쳐K-Food 홍보관에는 다채로운 ‘설날 음식’이 마련돼 특히 큰 주목을 끌었다.
추석 송편은 물론이고, 설날 떡국에 전, 배, 수정과 막걸리, 한과, 홍삼차에 제삿상에서나 만나던 옥춘과 약과까치 다채롭게 차려져 태국인과 외국인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았다.
소고기를 먹지 않는 태국인들의 식습관까지 고려해 멸치 육수로 우린 떡국 맛이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았다.
모니터 곳곳에서는 TV나 영화속에서 만나던 K-FOOD의 장면과 설날음식의 상세한 레시피, 한국 5대 명절인 설날, 추석, 한식, 동지, 한식 등의 명절 유래와 설명, 각 명절의 놀이 등이 영상으로 곁들여 졌다.
또 한식 이름을 즉석에서 맞추는 온-오프라인 병행퀴즈가 마련돼 당첨자에게는 복주머니에 담긴 큼지막한 고추장이 한 통씩 선물됐다.
행사 준비과정 중에 떡국 고명과 육수를 내줄 한식당(만찬)의 고마운 도움을 받았지만 수정과는 한국식당이나 업체가 마땅치 않아 이틀에 걸쳐 내가 직접 만들기로 했다.
수정과는 사실 레시피라고 할 것 조차 없이 쉬운 편인데 유튜브에는 백종원이나 다른 요리사들도 한 콘텐츠를 구성해 설명해 놓고 있었다. 뭐든 쉽게 설명해 어떨때는 다소 성의없어 보이는 백종원씨보다는 전통음식 명인들의 설명이 더 설득력이 있는 편이었다.
태국에서는 마크로 등에서 계피를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생강도 아주 비싸지 않다. 다만 요즘 설탕난으로 1인 1팩이상 구입을 제한하는 곳이 많다. 태국인들은 계피를 잘 먹지는 않는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테스트용 수정과를 먹어본 태국인 메이드는 불편하던 속이 좋아졌다고 해서 별도로 한병을 만들어 선물했다.
수정과는 적적량의 계피와 생강을 넣고 우려낸 뒤 흑설탕을 넣는 게 다 인데 물 10리터를 기준으로 할 때 계피 140그램, 생강 120그램, 설탕 610그램을 넣는 게 적절했다.
다만 600명 이상이 시음할 6만cc의 수정과를 만들기 위해선 엄청난 생수(졸아들기 때문에)와 큰 가열장치, 또 이후의 냉장장치도 요구됐다. 한국에서 사온 한국산 곳감, 호두, 잣을 이용한 고명도 손이 많아 갔지만 태국인 아줌마 2명에게 몇번 설명하니 조그맣게 잘 만들어 냈다. 결론적으로 한방울의 수정과도 남지 않았고, 끝없이 이어지는 줄을 혼자서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곳감과 대추 잣 등이 들어가니 우리 농산물의 수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설날 음식 앞에 끝없이 밀려드는 인파
*수정과의 인기 폭발
코로나 이후 태국에서도 예년에 없던 다양한 한국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관광, 한국콘텐츠 홍보를 비롯해 곳곳의 한국기업들도 태국 시장개척을 위한 진출을 재개했다.
가끔은 무의미하게 펑펑 쓸 돈이 도대체 어디서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아쉬운 행사도 가끔 목격하지만 거의 맨땅에 헤딩하며 이어가는 소명감 가득 찬 행사들도 있다.
코로나 ‘회복 원년의 해’가 잘 이어지고 있으니, 내년 쯤에는 한류의 중심지 태국이 더 뜨거워 질 것으로 확신한다.
*K FOOD 설날음식을 서빙한 한국 태국 스태프들. 하나같이 모두 멋진 한복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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