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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도시 방콕 240주년

조회수 : 3558 2022.04.12

‘천사의 도시’로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태국 방콕이 4월 21일 천도 240주년을 맞는다.

태국은 4월 20일부터 24일까지 방콕 곳곳에서 랏타나꼬신 왕조의 24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전시, 문화 축제를 개최한다고 한다. 행사장소를 잇는 교통편은 모두 공짜다.

(https://www.nationthailand.com/in-focus/40014345)

콕의 역사는 1782년 라마 1세(현재는 랏타나꼬신 왕조 라마 10세)가 톤부리에서 짜오프라야 강 연안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시작되었다. 버마(현 미얀마)에 수백년 동안 판판이 깨지며 고난을 당하던 태국은 강을 천혜의 방패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

방콕(우리말 표기로 하면 ‘방꼭’)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긴 이름을 가진 도시. 다음으로는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까지 파리, 런던 등을 제치고 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방문한 ‘엄청난 관광’ 도시였다.

면적은 1568km²로 서울(605km²)의 2.6배에 달하고 인구는 2021년 기준 1072만명으로 서울 996만명보다 많다. 인구 규모로 방콕은 세계 31위 대도시다.

방콕은 파타야와 함께 태국의 특별 행정구역으로 다른 77개 주와는 달리 선거로 시장을 선출한다. 50-60대 한국 기성세대는 아마도 청백리 시장으로 알려진 ‘잠롱’ 방콕시장을 기억할 것이다. 올해 22년 5월 22일 방콕시장 선거가 예정돼 선거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국도 새 정부가 출범하니 말 나온 김에 잠롱 전 방콕시장의 청빈정치를 한번 돼새겨봤음 좋겠다. 1935년생인 그는 군장성출신의 가진자였으나 정치에 헌신 한 뒤엔 공복의 모범을 보여 존경받았다. 6년이나 방콕 시장했는데 월급을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장기마저 기증했다. 선거운동도 큰 돈 없이 치르고, 집은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졌다. 이 후 월셋방을 전전했지만 오히려 도둑이 들일이 없어 좋다고 말하곤 했다. 채식주의자고 금욕주의자로 성생활도 안하니 직위를 남용한 성희롱이 있을 수 없고 하루 한끼만 먹고 외국 출장 때도 침대를 마다하고 땅바닥에서 잔다. 화장품이나 비누, 향료를 쓰지 않는 것은 물론 술도 마시지 않으며 춤을 추거나 노래도 부르지 않는다고 한다.

콕은 서울의 한강처럼 ‘왕의 강’이라고 불리는 짜오프라야강이 방콕의 한복판을 흐르며 수도를 동서로 양분하고 있는데 깐짜나부리, 후아힌 가는 쪽의 강서지역 개발이 실롬, 스쿰윗 등이 있는 강동에 비해 더딘 편이다. 한국과 서울의 개발격차를 잘아는 태국인들은 어디사냐고 물으면 이를 빗대 “저는 방콕 강북살아요”하며 농담을 하기도 한다.

서울은 해발평균 고도 50m가 넘는데 방콕은 시내중심에서 타이만까지 30km 정도에 해발고도는 2m에 불과하다. 강하구 침식이 진행돼 한국에서 오는 한국 특파원들은 “방콕은 50년 뒤면 물에 잠긴다”는 리포트를 하기도 한다. 방콕은 해마다 우기때면 홍수위기에도 노출된다. 특히 만조와 홍수가 겹치면 하수구로 물이 뽀글보끌 솟아 오르며 수해 위험이 몇곱절 높아진다.

방콕은 사바나 기후에 속하는데 가장 더운 3-4월에는 40도에 이른다. 가장 낮은 온도는 1955년 기록된 9.9 °도였다. 올해는 이상 기온으로 그다지 덥지 않다.

히 ‘천사의 도시’라고 말하지만 방콕의 풀네임은 끄룽 텝 마하나콘 아몬 라따나꼬신 마힌타라 유타야 마하딜록 폽 노파랏 랏차타니 부리롬 우돔랏차니웻 마하사탄 아몬 피만 아와딴 사팃 사카타띠야 윗사누깜 쁘라싯(กรุงเทพมหานคร อมรรัตนโกสินทร์ มหินทรายุธยามหาดิลก ภพนพรัตน์ ราชธานีบุรีรมย์ อุดมราชนิเวศน์ มหาสถาน อมรพิมาน อวตารสถิต สักกะทัตติยะ วิษณุกรรมประสิทธิ์)이다.

이는 '천사의 도시, 위대한 도시, 영원한 보석의 도시, 인드라 신의 난공불락의 도시, 아홉 개의 고귀한 보석을 지닌 장대한 세계의 수도, 환생한 신이 다스리는 하늘 위의 땅의 집을 닮은 왕궁으로 가득한 기쁨의 도시, 인드라가 내리고 비슈바카르만이 세운 도시'라는 뜻이다.

얼마전엔 ‘방콕’ 대신 끄룽텝마하나콘이란 이름으로 통일하자는 의견이 나와 ‘국제화에 맞지 않는다’는 비난 논란이 거셌다. 여러 숭고하고 복잡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도시 이름이지만 팔리어와 산스크리트어로 구성되어 있어 이 뜻을 정확히 모르는 태국인이 많다. 다 외우지 못하는것도 당연하다. 그래서 쉽게 외우도록 하는 노래까지 나왔다. 중-교 학교에선 끄룽텝의 풀네임을 쓰는 문제가 출제되기도 한다.

콕은 1966년, 1970년 1978년, 1998년 4번이나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도시이기도 하다. 1990년대 한국 부자 몇몇만이 벽돌 만한 휴대폰 들고 다니며 돈자랑할 때 방콕엔 이미 휴대폰 보급이 일반적이었다는 말도 많다.

방콕의 트레이드마크는 왕궁. 어떤 왕궁은 여전히 태국의 왕실이 사용하고 있고 국가의 중요행사가 열리고 있다. 관광객도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서울에 비해서 2.6배가량 넓지만 방콕 인근주와의 경계가 모호하고 아직도 도시화가 진행돼 인구가 늘고 있다. 이에 맞춰 대중교통망도 지속 확대되는 중이다. 방콕 북부의 돈무앙공항이 관문이었으나 2006년 이후엔 방콕남쪽과 인접한 사뭇프라깐 주에 수완나품공항이 들어서 1수도 2공항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마스터카드가 월별 방문객 통계를 이용해 발표한 ‘글로벌 여행 지수 2019’에 따르면 방콕은 2018년 2천278만 명의 외국인이 방문해 4년연속 세계 1위에 올랐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태국인도 방콕에 살기를 원한다. 택시기사, 일용 건설 노동자 등 방콕 서민의 많은 사람들이 태국 동북부지역 출신이다. 왕실과 지배계급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 때 시위대를 시위장소를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동북부 출신의 택시운전사들이다.

콕에는 왕궁 외에 특별한 관광지는 없으나 수많은 쇼핑센터와 시장, 이름난 맛집, 마사지, 밤문화, 도입이후 한번도 바뀌지 않은 택시 기본요금 35밧(한화 1200원) 등 저렴한 대중 교통요금, 고가에서부터 저가까지 다양한 숙소들로 외국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30밧짜리 쌀국수가 한끼가 되지만 1인 수십만원의 메뉴를 취급하는 태국 레스토랑이 있고, 밤 조명과 야경이 화려한 루푸트바에선 기본 백만원대부터의 와인이 등장하기도 한다.

태국은 외국인에 대해 친절하고 개방적인 문화로 ‘미소의 나라’라고도 불린다. 까면 깔수록 새속살이 나오는 양파 같은 방콕을 대하게 되면 태국을 ‘다양성의 나라’라고 부르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웰컴투 끄룽텝~’ <By Harry>